Mary & John

[뮤지컬 리뷰] 황태자 루돌프 '죽음을 넘어 사랑안에서 하나되리' 본문

Mary & John/공연/전시

[뮤지컬 리뷰] 황태자 루돌프 '죽음을 넘어 사랑안에서 하나되리'

알 수 없는 사용자 2014. 10. 25. 13:06

[공연후기]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죽음을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 되리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중 하나인 <황태자루돌프>를 다시 한다는 반가운 소식에 고민할 필요도 없이 다시 관람한, 임태경 루돌프를 다시 만난 2014년 10월 어느날, 뮤지컬 <황태자루돌프> 공연후기/관람평이다.


 


 

진한 감동의 비엔나 뮤지컬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뮤지컬에 친숙한 우리에게 2010년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엘리자벳>, <황태자루돌프>, <레베카>의 유럽 오스트리아 비엔나 뮤지컬이 인기몰이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비엔나 뮤지컬을 접했을 때, 신나고 즐거운 브로드웨이 뮤지컬과는 달리 좀 더 무게있고 진중한 스토리와 주로 노래로 구성된 느낌이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넘버가 약 20개 정도로 구성된다면, 비엔나 뮤지컬은 30개가 넘는다. 이는 한 작품에 5~6년 동안 공들여 작업한 비엔나 뮤지컬의 자부심을 반영한다. MR은 절대 금지이며, 뮤지컬 오케스트라도 보통 11~17인조가 아닌 21~32인조로 구성된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 특징은 주연에만 쏠리지 않고 많은 주조연의 듀엣곡들로 등장인물의 균형있는 비중을 꾀했다. (듀엣 : 루돌프-마리 / 루돌프-요제프 / 마리-황태자비 / 마리-타페 / 타페-라리쉬 / 마리-라리쉬 등) 그래야 좀 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나온다는 믿음에서란다.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비엔나 뮤지컬. 나는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노래와 실화 바탕의 슬픈 스토리의 <황태자 루돌프>를 단연 최고로 꼽겠다.


 



거대한 스토리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탄탄한 스토리는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비엔나 뮤지컬은 화려한 무대와 춤보단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소재의 스토리와 음악으로 이끌어 가는데, 그래서일까 역사속 실존인물을 주인공으로 한 시대극이 많은 것 같다. <황태자 루돌프>는 한때 유럽 제일의 명문가였던 합스부르크 왕가 황제 요제프와 엘리자벳의 아들인 루돌프를 주인공으로 한다. 루돌프가 죽음으로써 사촌이 왕위를 계승했는데, 1차 세계대전의 발발인 사라예보 암살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루돌프가 죽지 않고 왕위를 계승했다면 1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란 얘기도 있다. 세계를 뒤흔들었던 이런 엄청난 사건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친. 과연 루돌프에게는 대채 어떤 일이 있었길래 목숨까지 바칠 얼마나 위대한 사랑을 했었기에. 라는 궁금증을 증폭시키며 몰입도를 자극시키기에 충분한 소재를 다뤘다. 하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유럽, 특히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에 대한 인지도 떨어지는 듯하다. 나도 실제 오스트리아 비엔나 갔을 때 생각보다 왕궁들이 너무 화려하고 웅장해서 놀랬던 기억이 난다. 미리 합스부르크 왕가와 당시 오스트리아, 헝가리, 독일 관계에 대한 역사를 알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당연 시놉시스 정도는 읽고 가는게 등장인물 특히 루돌프의 감정선을 이해하고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대립, 권력과 정치, 정략결혼, 당시 비엔나 상황, 공포와 욕망 등 철학적 소재들로 복잡, 심각한 주제들.. 따뜻한 마음과 진보주의의 루돌프는 새 시대를 열망하지만 권위적인 아버지에 힘을 쓰지 못한다. 권력도 사랑도 자기맘대로 할 수 있는게 하나도 없다. 하지만 사랑의 힘으로 용기를 가지고 새 시대를 열어보려고 하지만 한발짝도 못딛고 무너지고 마는데... 결국 사랑만은 지키기 위해 마리와 마이얼링으로~ 당시 자살이 유행?이라고 동반자살을 통해 죽음을 넘어 사랑 안에서 하나되며 공연은 끝이 난다. 타살이라는 주장도 나왔지만 가해자를 찾지 못해 영원히 미궁속으로 남은 실화. 서로 운명임을 알아보고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축복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지막 죽는 순간까지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였기에 큰 행복감과 사랑에 충만함을 느낄 수 있었기에 이것 또한 축복받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애처롭고 슬프기만 한 사랑이야기에 당사자들은 정말 행복하지 않았었을까.. 생각해본다.


 

 



모던하고 세련된 무대

다양하게 바뀌는 무대가 아닌 영상 기법을 활용하고, 크고 높은 무대에 단촐한 무대장식과 조명을 활용해 인물을 극대화 시켰다. 화려하다기 보단 심플하고 세련된 느낌을 받았다. 정말 스케이트장에 온 것 같은 루돌프와 마리의 행복한 스케이트 씬 (이제 배우들은 스케이트도 잘 타야 되나보다;;ㅎ)과 마지막 촛불과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마이얼링 씬의 무대연출이 특히 인상에 남는다. 그리고 실제 불을 활용한 무대 연출은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그러다 불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과 긴장감으로 더욱 극대화 시킨 듯 하다.



 

 

 

가슴을 울리는 아름다운 노래

이번이 재연인 <황태자 루돌프>는 2년전 초연 당시, 별 기대없이 보았었다. 하지만 이렇게 울면서 본 공연은 처음이었고, 보고나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알수없는 그곳으로' '사랑이야' '너하나만'  넘버들에 반해 몇주동안 계속 무한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유투브에서 하나도 모르는 독일어의 오리지널 공연영상도 찾아서 다 봤었다.;; 오리지널 공연보다 이런 사랑 이야기는 한국어로 번역해 한국 배우들이 연기한 공연이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귀로 듣고 있지만 바로 가슴으로 꽂히는 가사들.. 집에 와서 번역가가 누군지 가장 먼저 찾아봤던 것 같다. 박천휘님 최고!





♪ 서로가 운명임을 깨닫고 서로를 생각하며 사랑에 빠지게 되는 장면. 마지막에 죽음을 암시하는 가사가 슬프다..



 

♬ 헝가리 독립 계획에 실패하고 폐위당한 루돌프가 마리와의 마지막을 함께 할 마이얼링으로 가면서 부르는 노래.


 

역시 임태경, 기대되는 안시하

이번에도 임태경 루돌프를 보았는데, 더욱 감정선이 풍부해지고 연기와 노래 모두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었다. 역시 목소리톤 너무 좋고 안정된 발성에 표정연기 또한 너무 멋지다..ㅠ 그리고 <프랑켄슈타인> 때 처음 본 배우 안시하님. 차분하고 지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마리 역에 맞게 발랄하고 당찬 역할을 잘 해내준 것 같다. 하나하나 잘 하려는 모습이 보였는데 조금 더 여유를 가지면 더 좋을 듯 싶다. 무대 경험 부족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배우 리스트에 올렸다. 주연 못지 않게 조연의 역할과 비중이 큰 공연인데, 주연에 비해 조연들이 많이 못 받쳐주는 것 같아 아쉬웠다. 목소리 좋은 타페님은 좋았지만, 불안한 음정의 라리쉬 부인, 가사 전달 부족의 요제프 황제님 아쉽다.. ㅠ 황태자로 새롭게 합류한 팀이 궁금하다.


 


 


다소 복잡하고 무거운 소재들로 복잡하게 엮여있고, 주인공인 루돌프조차 복잡한 인물로 나오지만.. 보는 동안 내 머릿속도 복잡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마지막의 눈내리는 아름다운 마이얼링씬에서 사랑으로 하나되는 모습을 보며, 모든 복잡한 문제들은 '사랑'으로 단순화되며 해결되었다. 

사랑의 힘은 역시 위대하다.

 



[공연정보]

세부장르  라이선스 뮤지컬

일시  2014.10.11 ~ 2015.01.14

장소  디큐브아트센터

출연  안재욱, 임태경, 팀, 최현주, 김보경, 안시하, 최민철 등

관람등급  만 7세이상

공식홈페이지  http://www.musicalrudolf.co.kr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