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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지킬앤하이드

알 수 없는 사용자 2015. 1. 21. 23:25




[뮤지컬 리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Jekyll and Hyde





2014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한국에서 초연된지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강력한 캐스팅으로 무장한 '지킬 앤 하이드가' 10주년 기념 공연으로 돌아왔다.

국내에서 뮤지컬 넘버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뮤지컬 시장을 대중에게 널리 알린 대표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10주년 공연 소식을 듣고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는데

그 이유는 초연 멤버인 '조승우, 류정한'이라는 두 배우 때문이기도 하다.



'조승우 = 지킬 앤 하이드' 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이미 대중들에게 그의 입에서 나오는 '지금 이 순간'은 너무나 익숙하다 못해 신물이 날 정도니..

그만큼 그가 얼마나 배역과 노래를 잘 소화해 냈는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류정한'역시 국내 뮤지컬계의 계륵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데

성악 전공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노래 실력은 뮤지컬 배우들 사이에서 최정상급이지만

간혹 (본인에게 맞지 않은) 작품을 통해 들려오는 연기력에 대한 비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하지만 어느 정도 슬럼프를 극복한듯한 그의 최근 행보는 노래 실력뿐 아니라 연기력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떠오르는 샛별.

'박은태'가 트리플 캐스팅의 한자리를 꿰차며 이번 공연 멤버의 방점을 찍었다.

2014년 더 뮤지컬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받으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은태는

아름다운 미성을 가진 뮤지컬계의 보석 같은 존재로 이미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이다.


하지만,

'박은태'의 캐스팅에 많은 의문점을 가진 사람이 많았을 텐데

그의 가녀린 미성이 과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사전 인터뷰에서도 본인 스스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극중 후반부에 가장 클라이맥스인 '대결(Confrontation)'이라는 넘버는

'지킬 과 하이드' 두 명을 동시에 소화해내야 하는 뮤지컬 내에서 가장 소화하기 힘는 부분이라

두 목소리의 극적인 대비감을 얼마큼 표현해 낼 수 있을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1886년 간행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의 소설인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The Strangecase of Dr.Jekyll and Mr.Hyde)'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뮤지컬 제작자인 프랭크 와일드혼(Frank Wildhorn)이 작곡하여 탄생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기본적으로 인간 내면의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이중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엠마, 루시와의 사랑을 통해 각각 이면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서 투영해낸다.


극 중에서 탄탄한 스토리와 아름다운 뮤지컬 넘버들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뮤지컬 넘버는

'지금 이 순간(This is the Moment)'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Take Me As I Am)'

'대결(Confrontation)'

'시작해 새 인생(A New Life)' 등이 있다.




이번 10주년 기념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은 아까 위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10년 전 초연 공연의 대부분의 배우들과 스텝이 참여해 작품의 퀄리티를 더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초연 때의 열정과 노력이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 노련함으로 거듭 성숙했기 때문일 것이다.


<뮤지컬 정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기간 2014.11.21 ~ 2015.4.5.

장소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이번 공연은 개인적으로 3번째 관람이다.

'류정한'배우의 지킬이 보고 싶어 날짜를 선택해 관람을 했다.

2015년 1월 18일. 저녁공연.


지킬 앤 하이드 <Today's Cast>



<캐스팅>

좌측부터. 박정은(엠마), 리사(루시), 류정한(지킬)





10년간 공연되면서 선택된 배우들의 캐스팅 보드.


많은 사랑을 받고 불리는 뮤지컬일수록 관객이 가지는 기대감은 그만큼 커져가고

기대감이 커질수록 그 부담감은 배역을 맡는 배우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최고의 배우들에게만 허락된 무대!"라는 말이 '지킬 앤 하이드'의 무게감이 얼마큼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그만큼 남자 배역인 '지킬'역의 연기와 노래는 결코 쉽지 않으며

무대를 마치고 나면 탈진해 쓰러지고 만다는 배우 '류정한'의 인터뷰가 생각나기도 한다.




<공연 후기>

개인적으로 배우 '류정한'의 노래 실력에 늘 감탄하는 1인으로서 이번 뮤지컬에서도 변함없는 노래 실력으로 관객의 기대에 부흥했다고 생각한다.

2014년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작품상을 받은 '프랑켄슈타인'에서 매우 인상 깊은 연기와 노래로 찬사를 받았던 배우 류정한.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지게 그간의 경험을 더해 노련하게 뮤지컬을 이끌어갔다고 평하고 싶다.

뮤지컬 넘버도 음악감독에 따라 편곡이 달라졌다는 게 느껴졌다. 

뭔가 더 세련되고 부드럽게 곡이 전개되었는데 중간중간 류정한 특유의 애드리브와 끼의 발산은 그만이 가진 장점이라고도 할 수 있다.

뮤지컬의 하이라이트인 '대결(Confrontation)'에서는 그의 노래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순간인데

중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1인 2역은 정말 혼신의 힘을 다해 부르는 모습에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조명 담당의 실수 인지는 모르지만 음악과 조명의 타이밍이 약간씩 안 맞는 건 조금 거슬렸다)


엠마 역을 맡았던 배우 '박정은'은 노래를 통해 깨끗한 이미지를 잘 나타냈고

이번에 처음 루시 역할을 맡은 리사도 매우 흡족했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루시보다 좀 더 캐릭터가 가진 농염함을 잘 표현해냈고

수준급의 안무 실력과 힘 있는 보컬은 그녀가 탄탄한 내공을 지녔음을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게 해주었다.

다만, 엠마와의 극중 대비를 이루기 위해 루시는 조금 더 허스키한 보이스 컬러가 어울리지 않았을까? 생각했는데 이 부분은 조금 아쉽다고 말할 수 있다.


뮤지컬 작품들은 저마다 고유의 개성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음악적 요소에 무게를 둔 작품도 있고, 다양한 안무와 아크로바틱 한 동작들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 작품도 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앙상블의 비중이 어느 정도 있는 작품인데, 이날 앙상블의 호흡도 매우 좋았다고 생각한다.

주조연 몇몇 배우들의 실력과 내공도 중요하지만 이런 앙상블의 영향력이 큰 작품은 그들의 호흡이 극의 흐름을 더욱더 자연스럽게 해준다.


사람 혹은 작품에 따라 오리지널 공연과 라이센스 공연의 선호도가 갈리는 것이 당연지사.

개인적인 소견으로 '지킬 앤 하이드'는 오리지널보다 한국어 라이센스 공연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뮤지컬을 보지 않아도 '지금 이 순간'가사 몇 줄 정도는 사람들 대부분 안다는 사실은

한국어로 공연된 '지킬 앤 하이드' 뮤지컬 넘버의 가사가 그만큼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10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뮤지컬인 만큼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이 앞으로도 '지킬 앤 하이드'가 끊임없이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앞으로 10년 후. 멋지게 20주년 기념 공연을 볼 날을 기대하며 리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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